[열일목사 에세이] 고난 주간 특집
2022년 4월 15일 23:11
고난주간 금요일밤
어김없이 온더로드, in the Road
나도 in the Lord이고 싶은데...
2022년 4월 16일 00:40
집에 가는 막차를 놓쳐서 비자발적 새벽 운행을 하며 오늘 밤을 지새워야 할 것 같다.
2022년 4월 16일 02:00
흠... 새벽 콜도 못잡고, 탈출도 못했다. 3시간 30분만 버티면 되겠다. 당구장과 안마방이 있는 계단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었는데 업소 영업을 마친 주인이 나와 계단 전등을 껐다.
주변을 돌아다녀보니 인형뽑기방이 있어 들어갔다. 그곳엔 나뿐만이 아니었다.
2022년 4월 16일 04:56
군복무 시절 임진강 철책에서 야간 경계근무를 섰던 이후로 이렇게 한 자리에서 긴 시간 동안 밤이슬을 맞으며 아침을 간절히 기다린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리듯, 이 시간의 간절함과 소망을 몸소 느끼게 해주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차를 타기 위해 전철 플랫폼에서 함께 기다리던 다른 대리기사님들을 보며, 왠지 모를 동질감, 위로감, 안도감, 그리고 짠함이 교차했다. 이제 첫차를 타고 젖과 꿀이 흐르고 온수 샤워 가능한 집으로 향한다.
2022년 4월 16일 07:30
그냥 집으로 가서 쉬어도 될 텐데 전철 안에서 또 다시 집 근처로 들어가는 쏘카핸들러 탁송을 뒤적거리고 있다. 이것도 중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왠지 모르게 포기가 안 된다. 다행히 집에서 전철로 한 정거장 도착 차량을 잡았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요렇게 차비는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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