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목사 에세이] 교회 밖의 목소리, 가슴 속의 질문
2022년 9월 24일
대리운전을 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교회 밖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의도치 않게 바로 옆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대놓고 엿듣게 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운전하는 내내 누군가의 이야기가 내 귀에 들어오면, 명색이 목사인 내 머릿속에서 순식간에 목사의 입장으로 해석된다. 이런 해석 작업은 엄청 빠르게 일어나며, 그 과정이 참으로 피곤할 때가 많다.
교회에 대한 비난, 목사의 자리에서 느끼는 무게
특히 나를 더욱 피곤하게 만드는 주제가 있다. 바로 "교회에 대한 비난"이다. 차 안의 손님들이 교회에 대해 비난을 시작하면, 그 말들이 마음 깊이 스며들어 나를 괴롭게 한다. 이럴 때 나는 참 많은 말을 하고 싶어진다.
교회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고 싶고, 어떤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그 순간의 나는 목사로서의 의식은 가지고 있는 현실 플랫폼 노동자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속으로 끓어오르는 변명과 설명을 꾹 눌러 담고, 운전대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끊임없는 성찰과 자기반성의 시간
이런 경험들은 나로 하여금 끊임없이 자기 반성과 성찰을 하게 만든다. 나는 어떤 목사가 되어야 할까? 어떤 교회를 꿈꿔야 할까? 목사로서의 내 역할에 대한 결단을 매 순간 반복하게 된다. 교회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들은 때로는 날카롭고, 때로는 따갑지만, 그 속에서 나는 교회의 본질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대리운전을 하면서 만나는 이 사람들, 그들이 전해주는 솔직한 목소리는 어쩌면 하나님께서 내게 주시는 또 다른 가르침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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