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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목사 에세이] 절박함 속에서; 생계를 위한 첫 걸음 | 왜 나만 겪는 고난이냐고

열일목사 2024. 9. 9. 00:45

[일하는목사 에세이] 절박함 속에서; 생계를 위한 첫 걸음

부목사로서 마지막 교회를 떠나다

2022년 1월 30일, 나는 부목사로서 마지막 교회를 사임했다. 그 순간부터 우리 가족의 생계는 불투명해졌고, 앞날은 막막했다. 게다가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었고, 그 때문인지 당시 겨울의 추위는 그 어느 때보다 매서웠다. 나의 가족은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은 상황 속에 있었다.

사진: Unsplash 의 Karl Fredrickson

워낙 교회 사역 현장에서만 지내왔었기 때문에 생계를 위해 내밀 수 있는 특별한 자격증이나 기술이 없었다. 당장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지에 대한 방법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사람들은 모두 숨쉬기 세금을 내고 있는 게 아닌가? 숨만 쉬어도 고정 지출이 있으니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내 마음을 매우 아프고 힘들게 했다.

사진: Unsplash 의 Walls.io

생존을 위한 새로운 도전

절망 가운데 넘어져 있을 여유가 없었다. 어떻게 해서라도 생존을 위한 방법을 터득해야만 했다. 당시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족이 트렌드였기에 부업을 소개하고 알려주는 튜토리얼 영상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쏟아져 나왔던 것이 아니라 나의 관심사가 온통 거기에 있었기 때문에 알고리즘이 나를 거기에 더 몰두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사진: Unsplash 의 Szabo Viktor

밤이나 낮이나 눈이 벌겋게 될 정도로 부업 소개 영상들을 검색하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아마 고등학생 때 이렇게 공부했더라면 아마 서울대학교에 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절박했다. 역시 동기부여에는 절박함만한 것이 없다.

사진: Unsplash 의 Jeremy Lapak

목사들의 공통된 고민

나중에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목사님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모두 눈이 벌겋게 찾아본 영상들을 서로 소개한다. 나만의 상황은 아닌 것 같았다. 인간이 사는 모습이, 그 중에서도 부목사의 삶이 서로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에 약간의 안도감도 생겼다. 하지만 그런 안도감이 나의 절박함을 해소해주지는 못했다.

왜 나만 겪는 고난이냐고 | 주가 보이신 생명의 길 _ 세미한워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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