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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목사 에세이] 일터에서 배우는 성도들의 삶

열일목사 2024. 9. 8. 00:38

[열일목사 에세이] 일터에서 배우는 성도들의 삶

2023년 2월 12일

요즘 일자리 구하기가 참 힘든 시대다. 반대로 자영업자들은 일할 사람 구하기가 어려운 시대이기도 하다. 한쪽에서는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인데, 또 다른 한쪽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다고 난리다. 이 뭔가 맞지 않는 현상은 교회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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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많아 사역지를 구하기 힘든 목회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한편, 교회들은 사역자를 구하기 위해 반복해서 청빙 광고를 올린다. 예년 같으면 12월에 끝날 청빙 시즌이 이제는 연중무휴가 되고 있다. 이 기현상 속에서 목회자들도, 교회도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다.

나도 요즘 일을 하고 있다. 처음부터 대단한 뜻이나 비전을 품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 사역 공백으로 인한 생계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일이었다. 고상한 일도 아니고, 시작부터 고비가 많았다. 내 이력은 신학대학교와 신학대학원 졸업, 그리고 교회 사역과 찬양 사역뿐이었다. 이런 경력은 생계 시장에서는 전혀 환영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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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와 현실

생각해보니 목사로서의 모든 경험과 이력은 마치 군대에서 배운 무기 사용법처럼 실제 생활에서는 쓸모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일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었고, 일을 해도 푼돈밖에 벌 수 없었다. 그마저도 생계형 알바들과 경쟁해야 하니,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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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달만 쉬면서 가볍게 리프레쉬하자"라고 마음을 다잡아봤지만, 그 기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믿고 딸을 맡겨준 처갓집 식구들에게 면목이 서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 사위 기죽을까 봐 아무렇지 않게 대해주시는 장모님이 계셔서 그나마 감사할 따름이었다.

"누군가의 지갑을 여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다.

목회의 현실과 경험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리자, 예상치 못한 반응들이 돌아왔다. "나도 일하고 있다"는 목사님들, "일을 하고 싶은데 무엇을 하면 좋겠냐"며 물어오는 목사님들의 연락이 잇따랐다. 목회자들이 점점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까웠다. 목사가 목회에만 전념하지 못한다고, 돈에 욕심을 부린다고 비난하기에는 현실이 너무나도 어려워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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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을 하면서 절실히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는 "누군가의 지갑을 여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 지갑을 열어보겠다는 일념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나는 복음 전도를 위해 부름받은 목사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뜨끔해했다.

성도로서의 삶

그러나 내가 목사이긴 한가 보다. 그런 답답하고 속상하고 비참한 상황 속에서도 "이 상황을 설교에서 어떻게 예화로 사용할 수 있을까?", "이 예화는 어떤 직군의 성도들에게 사용하면 좋을까?"와 같은 생각이 끊임없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목사라는 것이 단순히 직업이 되어서는 안 되지만, "직업은 못 속인다"는 말이 절실히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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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눈물 젖은 예배"를 드리지만, 그 눈물은 한과 슬픔이 아닌 하나님께서 주신 부활의 기쁨이다.

이런 경험들 속에서 내가 발견한 가장 중요한 보화는 바로 "성도로 살아가는 삶"이었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목사를 꿈꾸며 공부했고, 목사 안수를 받아 목회 사역을 해왔다. 하지만 돌아보니, 온전하게 성도로서의 삶을 누리는 기쁨은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조금씩 그 답을 알아가고 있다. 왜냐하면 나 자신이 그렇게 하나님 앞에 선 한 성도로서 주일을 기다리고, 예배를 드릴 때마다 눈물을 흘리기 때문이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봐야 한다"는 말처럼, "눈물 젖은 예배"를 매주 드리고 있다. 하지만 그 눈물은 한과 슬픔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한 주간 삶의 현장에서 깊은 고난을 겪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어김없이 새롭게 부활의 경험을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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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가 롤러코스터 같지만, 덕분에 주일 예배는 늘 부활주일처럼 회복과 위로와 기쁨이 넘친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앞으로 이런 경험들을 상황이 허락되는 한, 블로그를 통해 조금씩 나누려고 한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나 혼자만"이 아니라 "우리 함께"라는 마음을 느끼고 위로받기를 바란다.

하나님은 당신을 너무나 사랑하십니다.

 

주 안에 있는 나에게 | The trusting heart to Jesus clings | OPEN WORSHIP | Sustaining G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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